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본의 지진을 축하합니다
관련기사 : 축구팬 '일본 지진 축하' 플래카드 물의 [YTN]

"일본의 지진을 축하합니다" 라는 문구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북한에 대지진이 일어나서 우익세력이 "북한의 지진을 축하합니다"라고 했을때도
똑같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북한의 지진을 축하합니다"를 비난하는 것이 좌편향이고,
우리 사회에서 용납받을 수 없는 이적행위라면,
일본의 지진은 축하받아야 마땅하다.
그걸 반대한다면 친일파일 뿐이지.

축하할 일은 다 같이 축하해줘야 하지 않겠어?
by 카스미 | 2011/09/29 18:28 | 일상/Life | 트랙백 | 덧글(2)
Can you speak English?
Q. Can you speak English?
A. Not at all.

아무도 안 웃는 점이 유머.

원본 글 : 채용설명회
by 카스미 | 2011/09/21 14:08 | 잡담/Gossip | 트랙백 | 덧글(0)
유성기업 이야기(사측 용역의 뺑소니 사진 포함) [펌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유성기업에는 공권력이 투입되어서 상황이 종료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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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엔진 부품 업체 유성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둘러싼 진통에서 비롯됐다. 노사가 이미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코앞에 두고 회사측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노조의 반발을 불렀고, 노조가 쟁의행위에 들어가자 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업체 직원까지 투입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2009년, 유성기업 사측은 2011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후 올해 1월부터 11차례 교섭을 해왔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측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과 월급제를 주장했지만 회사측은 교섭 내내 아무런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 유성 아산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측은 사측과 조정과정에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안을 보완하고 협의중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사측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전면 거부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7일 야간조부터 쟁의행위찬반투표에 돌입했고, 그 결과 78%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이어 노조원들은 17일 낮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유성기업측은 용역업체 직원 30여 명을 동원해 부분파업에 들어간 야간조 노동자들의 공장출입을 막았다. 이어 ‘노조의 불법행위로 인한 생산차질’을 이유로 들며 노조 조합원에 대해서만 직장폐쇄를 하고, 관리자를 동원해 생산 라인을 운영했다.

노조와 용역업체 직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공장안에 모여 집회를 열며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 유성기업 아산지회는 “회사측은 마지막에 4조3교대 안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이 안은 야간노동을 심화하고 노동강도를 높이는 안”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또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며 “회사 측은 용역들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노조를 탄압하려하지 말고 약속했던 주간연속2교대제를 성실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22일 현재 공장안에 있던 회사측 관리자와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은 공장 밖에서 대치중이다.

한편 유성기업은 아산공장뿐만 아니라 충북 영동, 인천 남동, 대구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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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여론호도 (언론사에서 뽑은 기사제목)

- '60 조' 공룡 발목잡은 '2000억' 중소기업
- [유성기업 파업] 유성기업, 시간당 18억원 물어줘야
- 경총 "유성기업, 파업으로 1111억원 피해"
- 부품업체 파업..국내 자동차 생산 전면중단 위기
- 1351원짜리 부품 때문에 현대차 하루 150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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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개똥녀는 신상을 털면서 이런 일은 아무도 관심도 없을까.
by 카스미 | 2011/05/24 22:10 | 일상/Life | 트랙백 | 덧글(1)
마법소녀에게 안식은 있는 것인가(예고)
마마마가 12화로 완결되었습니다.
제가 예측한 것 중에 소원에 대한 부분은 거의 맞아들었네요.
지금까지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정리 中 4. 소원(작품의 주제) 참조.
다만.. 큐베가 마도카에게 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정말로 신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실제로 제가 예상한 소원은, "친구를 모두 지키고 싶어" 였고,
이 소원의 효력으로 기껏해야 호무라보다 상위의 루프를 할 것이라는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거기다 최종화에서 나온 소원이 너무 거창해서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그냥 우정이나 용기 정도로 끝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여하간에, 최종편이 나온 지금 마마마의 주제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 어라, 이거 관동대지진과 무슨 연관이...

여튼, 최종화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11화와 12화의 연출은 10화에서 보여준 것 이상으로 멋있었고, 결말도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우로부치를 칭송할 일만 남았네요.
용기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수습했으니까요.

다만, 왜 발푸르기스의 밤이 유별나게 대단한 능력을 가진 마녀인지.
어째서 호무라만이 마지막까지 싸우고 있는 것인지,
대체 어떻게 11, 12화 전체의 유출본이 돌아다니고 있는 건지, (유출본 보기)
등의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마법소녀에게 특히 호무라와 마도카에게 안식은 있는 것일까요.
자고 일어나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by 카스미 | 2011/04/22 04:05 | 감상/Comment | 트랙백 | 덧글(9)
마마마 남은 의문 정리
이전 글 보기 : 지금까지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정리

0. 최종화 방영까지 약 3시간

다 좋은데, 왜 연속방영인건지 불만.
11화를 방영한 뒤에 많은 사람이 쏟아낼 최종화 예상글을 보고 싶다구~!

1. 호무라 = 발푸르기스의 밤?

10화에서 조금은 뜬금없이 나왔던 호무라의 뒷 이야기. 이것은 9화가 끝난 시점에서 호무라가 마도카에게 이야기한 내용이 아닐까한다[주1]. 그에 대한 마도카의 답변이 11화 예고.
"계속 그 애들을 지켜보면서 너(호무라)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어? 모두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아주려고 하지 않았어?"
아마 이 말이 계기가 되어서, 마지막까지 믿고 있던 마도카에게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호무라는 마녀화. 그리고 발푸르기스의 밤이 되었..을지도?

근거로는, 마법소녀는 언젠가 마녀가 된다는 점(8화 끝부분에서 큐베가 언급, 마도카의 마녀화를 보고 "늦던 빠르던 결말은 같다"고 10화에서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호무라의 마녀화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발푸르기스의 밤의 치마에 보이는 기어가 호무라의 방패 디자인과 유사하다(+시간을 조종하는 부능력과도 닮았다)는 점, 1회차(루프 전)에서 마도카를 죽였고 2회차에선 마녀화시켰으며 4회차에서 큐베가 마도카를 계약시킨 이유가 본인(호무라)라면 더 재미있을 것극적일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역시 이 작품의 주인공은 호무라가 맞는 것 같다.

주1.
즉, 10화의 이야기는 객관적인 시점으로 전달된 것이 아니라, 호무라의 필터링을 거쳐 마도카에게 전달된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시 말하면, 호무라가 내용을 일부 각색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고, 이는 1~5회차 사이에 생략된 회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의 약한 증거가 된다. 각색한 이유나 내용에 대한 추측은 어렵지만, 마법소녀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한다. "세는 걸 포기할 정도로 마법소녀의 죽음을 보아왔다."는 발언(4화 중반)을 상기하라. 다만, 이 가설에 대해서는, 마미의 팀킬은 왜 필터링하지 않았는가 - 고로 마법소녀의 죽음을 필터링한 것은 아니다. 내지 호무라는 진실을 그대로 전달했다, 는 비판이 가능하다.
한편, 생략된 회차가 존재한다는 또 다른 (약한)증거는 4회차 끝부분~5회차 시작 사이에서 호무라가 한 발언 "나는 몇번이고 반복하겠다. 같은 시간을 몇 번이고 돌아서 단 하나의 출구를 찾겠다. 너(마도카)를 절망의 운명에서 구해낼 길을." 이 있다.

2. 루프의 성격

이전 글에서 의문으로 제기했던 루프의 성격이 어느 정도 명확해졌으므로 상술하기로 한다.
5회차(현재의 시간축)만 놓고 보면 큐베는 두번 죽었지만(8화 분수공원에서 계약하려는 마도카를 저지하기 위해서 + 10화의 5회차에서 큐베와 마도카의 만남을 저지하기 위해), 전체 루프를 통들어 보면 큐베는 세번 죽었다(나머지 한번은 4회차 시작부분에서 마도카와의 만남을 저지하기 위해). 하지만 큐베는 8화에서 살해된 후 "너에게 죽은것은 이번이 두번째"라고 말한 점, 4회차 말에서 큐베가 "할당량을 달성했다"고 말했지만 5회차에서는 여전히 마력을 모으고 있는 점, 그리고 큐베가 호무라를 이레귤러(irregular)라고 말한 점 등으로 미루어, 현재 마마마에 등장하는 인물 중 호무라를 제외한 모든 인물이 루프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주2].
다만, 큐베는 무언가의 원인으로 루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추측 정도는 하고 있으며, 마도카는 어렴풋이나마 이전 루프의 기억(4회차에서 발푸르기스의 등장 + 큐베의 계약권유, 8화의 분수공원에서 호무라의 잔상)을 가지고 있다. 큐베의 경우는 추측에 불과한데다, 자신이 소원을 이루어주게되는 알고리즘[주3]를 대강 알고 있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있지만, 마도카의 경우는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역시 마도카는 이 루프의 생성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주2.
큐베도 다른 등장인물과 함께 루프한다는 이전 글의 내용 참조. 링크

주3.
큐베가 직접 소원을 들어준다기 보다는, 큐베 자신은 소원을 이루기 위한 네트워크의 한 단말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이는 큐베가 여럿 있다는 점에서도 추측할 수 있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큐베의 수동적 위치(큐베 자신은 소원을 이루는데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와, 큐베의 무능력(계약을 독촉/강제할 수 없다는 점은 소원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큐베보다 상위의 존재를 짐작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할당량 발언 등이 근거가 된다.

3. 마도카의 소원

왜 마도카가 계약할 수밖에 없는지, 왜 소원이 타인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이전 글에 서술하였으므로 생략한다.

작성중이므로 계속 추가합니다. 시간 다 되었네요. 그냥 생방으로 봅시다;
by 카스미 | 2011/04/22 00:05 | 감상/Comment | 트랙백 | 덧글(0)
Eternal Memory - 5. 共通編 : 助け - 4月 13日 木
이 작품은 울지않는눈물(현재 [은둔자]눈물)님이 조아라에 올린 Eternal Memory라는 소설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원 저작자(울지않는눈물)에게 있습니다.

이하는 안내사항입니다.

1. 텍스트화를 하면서 가급적 원문 그대로 옮기기로 했지만, 띄어쓰기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수정했습니다.

2. 글의 제목앞에 붙은 #은 제목차례로 저자가 화수를 나눈 것을 표시하기 위해서 붙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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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共通編 : 助け - 4月 13日 木
(공통편 - 도움)

“으럇!”
“이쪽, 이쪽!”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체육시간. 특별한 수업과정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학생은 축구, 여학생은 구경하는 쪽으로 갈렸다. 나는 이치로의 목소리를 듣고서 재빨리 공을 그 쪽으로 보냈다. 하지만…

“뻔한 패스는 안 통해.”

공을 인터셉트하며 단숨에 치고 나가는 사람은 다름 아닌 히로시였다. 나에게 씨익 미소를 보여주고서 달려나가는 히로시를 보자, 문득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이 빌어먹을 녀석이 일부러 준비했다가…)

아침에 타카하시 선생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라 단숨에 공을 몰고가는 히로시를 뒤쫓아갔다. 그러나, 내가 바로 뒤까지 쫓아갔을 때, 히로시는 다른 녀석에게 공을 패스하고서 뒤에 있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 웬만하면 공격수의 역할에 충실하지 그래.”
“이, 이걸…”

히로시의 도발에 나는 이를 갈며 우리편 애들에게 있는 힘껏 외쳤다.

“야! 누구 한 명 공격수 좀 맡아! 내가 이 빌어먹을 자식을 마크할 테니까.”
“에에, 무슨 소리야. 토시로 형.”
“그럼 공격이…”

다른 애들의 불만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히로시를 졸졸 쫓아다니며 온갖 마크를 다했다.

………
………

열심히 히로시만을 전담 마크한 덕에 히로시로부터의 공격은 완전히 차단할 수 있었지만… 결국 우리 팀이 3:1로 지고 말았다. 내 탓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엄연히 말하자면 이건 자폭작전이다. 나한테 책임을 뒤집어씌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쳇. 내가 에이스를 마크하고 있는데도 지면 어떡하자는 거냐…)

히로시는 경기가 끝나자 나와 악수를 나누며 말했다.

“좋은 마크였어, 형. 그럼 다음에도 기대하고 있을게.”
“이제 마크 안해… 지는 플레이를 또 할 리가 없잖아.”


히로시는 내 대답에 피식 웃으며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아야노 히로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얼굴도 반듯하게 생겼고, 목표로 삼으면 딱 좋은 녀석이다. 다만 성격이 좀 차가워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들지 않는 부분이다.

“실망이야, 토시로.”

나 역시 운동장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어느새 후미가 다가와서는 뽀루퉁한 표정으로 그런 말을 건넸다.

“웬 또 실망.”
“후미는 토시로의 화려한 공격을 기대했지, 그런 진드기 마크를 바라지 않았어.”
“지, 진드기 마크라니…”

후미의 의외로 정확한 표현에 나는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후미는 뽀루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결국 토시로의 팀이 졌잖아. 토시로가 없으니까 공격이 음… 형편없었어.”
“하아… 그래서 플레이 방식을 바꿔보려고. 이번엔 실패인가…”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역시 다음 시합때는 플레이 방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그냥 히로시랑 같은 편을 하게 되면 좋겠지만, 밸런스 문제가 있으니 아마 히로시와는 앞으로 계속 겨루게 될 것 같다.

“후움… 그럼 후미는 먼저 들어갈게. 그런데 토시로는 땀에 흠뻑 젖었어.”
“아. 정말 그러네. 알았어, 먼저 들어가.”

후미가 그 말을 꺼낼 때가 되서야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봄 날씨에 이 정도로 땀에 젖은 까닭은, 내가 열을 내가며 경기 내내 뛰어다닌 까닭이다.

(샤워… 해야겠네. 그럼 교복을 가지고 샤워실에 가볼까나.)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재빨리 교실로 돌아가 교복을 챙겨 별관의 샤워실로 향했다. 이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편하다고 느낀 샤워실. 여름이면 체육이 끝나고 가볍게 샤워하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봄철의 샤워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한 곳을 골라 들어간 뒤, 교복과 체육복을 걸어두고 샤워기를 틀어 샤워를 시작했다.

………
………

“하아… 시원하다.”

샤워를 마친 뒤의 개운함을 느끼며 교복차림으로 샤워실을 나섰다. 그 때,

콰당탕!

“앗차차!”

계단 쪽에서 무언가 물건들이 무너져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한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계단에서 구른건 줄 알고 달려간 내 눈앞에는…

“아…”

계단 밑에서부터 물감박스, 붓통, 캔버스, 받침대 등 각종 미술도구들이 눈앞에 전시되어있고, 계단 위쪽에는 포니테일(머리끈으로 뒷머리를 한꺼번에 묶은 헤어스타일. 말꼬리처럼 보인다)스타일의 여학생이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 채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계단 위로 올라갔다.

자색교복을 보니 2학년생인 모양이다. 왠지… 누군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지만, 일단은 그녀가 괜찮은지 먼저 말부터 걸어봤다.

“괜찮아?”
“괘, 괜찮아요… 아!”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갑자기 경악하는 목소리와 함께 휘둥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마치 죄지은 사람이 걸렸을 때의 반응처럼…

“응, 왜 그래?”
“아, 아…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재차 물었을 때야 그녀는 놀란 표정을 풀고서 내 목소리에 반응했다. 당연히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지만, 뭔가 개인적 사정이 있나보다…하고 생각하며 일단 그녀에게 상황을 물었다.

“저 물건들… 전부 네 것?”
“아, 네…”

그녀 옆에 놓인 것만 해도 그녀에겐 다소 버거워 보였다. 그리고 여기서 계단 아래까지 늘어져있는 것들이 옆에 놓인 것 이상… 그녀 혼자 들고 가기에는 확실히 무리다.

“역시 혼자 들고 가기에는 무리겠지? 계단 아래로 떨어진 것들은 전부 내가 들고 가줄게.”
“네? 그, 그렇지만…”
“괜찮아. 난 상관없으니까.”

그녀는 곤란한 표정을 보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단 밑에서부터 물건들을 하나하나씩 주워들었다. 도구들로 판단해 그녀는 아마 미술부 같은데, 생각보다 무거운 이 물건들을 여자 혼자 옮기게 하는 미술부에 나는 약간의 염증을 느끼며 그녀에게 물었다.“

“미술부 같은데… 이걸 전부 혼자 옮기는 거야?”
“네. 창고에서 옮기느라… 한꺼번에 가지고 왔는데 조금 무겁네요.”
“그럼 다른 부원하고 같이 옮기면 되잖아.”
“혼자해도 될 것 같아서…”

부끄러운 듯이 혀를 살짝 내미는 그녀를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쉰 뒤 같이 미술실로 향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감사할 필요는…”

짐을 전부 옮기고 나서 그녀는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정중히 감사를 표했다. 의외의 친절에 당황함과 동시에 둘러본 미술실… 미술에 관심 없는 나였지만 이곳의 모습은 나에게 상당히 익숙했다. 왜냐하면…

………
………

“미즈루, 무슨 일 있어?”

하교시간에 나를 미술실까지 부르는 것을 보니 잡무를 맡기려는 모양인 줄 알았는데, 미즈루는 달랑 그림 하나만 갖고있을 뿐이었다. 내 물음에 미즈루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을 더듬거리며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 응… 저…”
“좀 뜸들이지 말고 말해봐.”

안절부절못하는 미즈루를 보니 가슴속이 답답해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말도 제대로 못 꺼내는 건지, 내가 재촉하자 얼굴을 더욱 붉히던 미즈루는 갑자기 눈을 찔끔 감더니 가지고있던 캔버스를 나에게 건넸다.

“이거… 전해주려고.”
“이게 왜…!”

순간, 머리가 텅 비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몇 번이나 의심하는 눈빛으로 이 그림을 바라봤다. 그림 속에 있는 것은 분명히… 내 모습이다. 그런데 이 그림 속의 ‘나’에게서는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림 속의 ‘나’는 웃고 있다. 누구보다도 행복한 듯이.

“헤헷, 잘 그렸지.”
“너, 너… 설마…”
“응, 맞아.”

지금의 미즈루는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보여진다. 미즈루의 미소는 내 가슴을 끓어오르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쩌면 나는 알고 있었을지도.

“토시로쨩을… 좋아하고 있어. 이 그림… 받아줄거야?”

나는 미즈루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가지고 있는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포개었다. 부드럽고 따스한 그녀의 입술, 그리고 뜨거운 그녀의 숨결.

몸이 붕 뜬 느낌이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에 취해, 이 행복이 영원하기를 빌면서…

………
………

“괜찮…아요?”
“아, 아…”

또다시 한 조각 선율에 사로잡혀버렸다. 그래서, 이런 곳 따위는 다시 오기 싫었지만 그녀를 도와주다 보니 잊고 있었다. 정확히는… 아니, 이제 됐다. 더 이상 이쪽으로 머리를 굴리지 말아야한다.

“괜찮아. 잠깐 생각하던 게 있어서…”
“아, 그렇군요.”

걱정하는 그녀에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투로 대답해줬다. 그녀도 납득했는지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역시 이곳에 오래 머무를수록 생각하고싶지 않은 추억이 떠오른다. 눈앞에 그녀에게는 다소 미안하지만 빨리 이곳을 나가야한다. 그렇게 결심하고서 작별인사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제 된 것 같네. 그럼 나는…”
“자, 잠깐만요!”

그녀는 깜짝 놀라며 나가려는 내 손을 붙잡았다. 작지만 부드러운 손길… 갑자기 손을 잡는 행동에 나는 흠칫 놀라 발걸음을 멈추고서 그녀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저기, 오늘… 같이 돌아가도 될까요?”
“같이? 흠… 난 별로 상관없지만…”

무슨 생각인지 같이 가자는 그녀의 제안에 잠깐 고민했지만 특별히 약속이 없는 이상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내가 승낙하는 말을 꺼내자 그녀는 상당히 기뻐하는 반응이었다.

“고맙습니다! 그럼 본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아, 저는 카와세 스나루라고 합니다. 2학년 1반이에요.”
“난 우야마키 토시로. 2학년 3반이야.”
“네, 그렇군요.”

스나루는 그렇게 대답하며 살짝 미소를 보여줬다. 그 웃음, 그리고 맑은 눈망울… 누구와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눈앞의 스나루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생각나는 것은 역시 추억의 장소… 미술실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여기며 재빨리 미술실에서 빠져나왔다.

………
………

뒤늦게 들어온 교실에는 이미 종례가 끝나서인지 아무도 없었다. 후미가 샤워하러 갔다고 이야기했다면 좋겠지만, 생각해보니 그런 마이페이스가 제대로 기억할 턱이 없다.

(상관없겠지. 그럼 가볼까?)

나는 스나루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교실에서 빠져나왔다. 승강구를 빠져나와보니, 역시나 그녀의 모습이 있었다.

“역시 와줬군요. 토시로상,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고마워할 필요는 없는데…”

그녀는 나와의 하교길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나를 보자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직접 그것에 관해 물어보았다.

“스나루, 어째서 나와 같이 가자고 한 거야?”
“그, 그건… 이대로 헤어지는 건 왠지 아쉬워서… 그리고 토시로상이 절 도와줬으니 보답하려고요.”
“아니, 그런 걸 가지고 보답할 필요는 없어. 그것보다 동급생이니 딱딱하게 부르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토시로라고 불러도 돼.”
“그럴 수는 없어요. 토시로상을 어떻게…”

스나루의 단호한 반응에 어쩔 수 없이 또 단념하고 말았다. 그전에 하나코도 이렇게 말해 단념했었는데, 동급생이라도 대하는 태도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여기며 그녀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스나루의 집은 어디야?”
“역 너머의 아오카미(靑上)에 살아요.”
“아, 그럼 나랑 가는 길이 비슷하네. 난 역으로 가는 길에서 오른쪽에 있는 주택간데.”

헌데 아오카미라면 학교까지 걷는데 40분 정도가 걸린다. 여학생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거리일텐데…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그녀의 태도로 보아 상당히 성실한 학생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는 내가 이상한지 스나루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봤다.

“제, 제 얼굴에 뭔가가 묻었나요?”
“아니, 스나루… 예뻐가지고.”
“네, 네에? 무, 무슨 소리에요! 예쁘다니… 그런…”

그렇게 부정하며 얼굴을 붉히는 스나루의 모습은 평소보다 훨씬 귀여워 보였다. 내가 스나루와 닮았다고 생각하는 그녀도 예뻤으니, 스나루가 예뻐 보이는 것도 당연했다. 게다가 보랏빛 포니테일이 이런 스타일의 여성과도 잘 어울리는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포니테일 스타일의 여자라면 으레 당차고 기가 세지만, 하급생이라고 느낄 정도로 동년의 여자애들보다 어려보이는 스나루는 그런 쪽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머리… 염색한 거야?”
“네. 어울리나요?”
“물론, 정말 잘 어울리는데.”
“헤헷. 고맙습니다.”

의외로 편한 대화. 후미나 하나코와도 그렇고, 복학한 이후 왠지 초면에 가까워지는 일이 잦은 것 같다. 하지만 천성이 수다쟁이이자 마이페이스인 후미라든지, 순수한 마음씨에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하나코는 그렇다 쳐도, 스나루와는… 우리는 잡담을 나누며 하교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까지 가는 도중에 우리는 헤어져야 했다.

“그럼 여기까지인가?”
“네… 또 봤으면 좋겠지만… 역시 힘들겠죠?”

스나루의 말처럼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미술실에 갈 일도 없고, 같은 반도 아니니까. 그러나 작별인사를 나누며 떠나면서도 나는 끝내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고, 편하게 대할 수 있었는데… 게다가 그녀… 미즈루와 닮았고)

이케다 미즈루… 하지만 이것도 전부 과거의 흘러간 선율일 뿐이다. 다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 그 선율은 아직도 귀에 스며들어 있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런 선율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더 이상 나에게 아무런 행복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듣기 싫은 거다. 아름다운 선율을 듣는데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으니까.
by 카스미 | 2011/04/13 00:21 | Eternal Memory 울지않는눈물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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