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A/S/L로 이루어진 세상
엮인 글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첫만남. [직장인님]
참조 : Age/sex/location [Wikipedia English]

요즘은 영어로 채팅을 하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만,
1998년에서 1999년 사이에 ICQ[aka. I seek you]를 이용해서 채팅할 때는
대화를 시작할 때 으례 이런 순서를 밟았습니다.

A : Hello.
B : Hi!
A : A/S/L?
B : 21/F/Rome
A : 25/M/Japan

짐작하셨는지 모르겠네요.
A/S/L은 순서대로 Age(나이), Sex(성별), Location(거주지/국적)이란 의미입니다.

만나자마자 대뜸 성별이나 나이 등을 물어보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 보이고,
어쩌면 무례하다는 생각마저 들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색해서 적응이 잘 안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서,
그것도 얼굴도 모르고, 하물며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A/S/L은 대화하기 위한 기본적인, 너무나 기본적인 사항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니 날씨 이야기 같은 걸 할 수도 없고,
서로가 대화를 통해 대화에 필요한 정보를 쌓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A/S/L의 간편성은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대화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또 그 정보가 간단히 수치화되는 상황이라면
대화상대가 그저 하나의 객체로 전락할 따름입니다.
어떤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인간관계란 복잡미묘합니다.
심지어 A/S/L? 이라고 물어놓고서 Male 이라고 쓰면 바로 끊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니까요.
그나마 인종차별은 눈에 피부색이 보이지는 않으니까 거의 없는 편입니다만,
한국(Korea)가 어떤 나라냐고 묻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요즘은 좀 덜하겠군요;)

여튼 넷에서는 순진한 "What's your name?" 같은 질문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느낌이 들어 씁쓸합니다..
그만큼 인간적인 냄새가 사라진 것이지요.
적어도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상태에서는 (말로) A/S/L? 이라고 물어볼 수는 없을 테니까요.
- 그러고보면 사실 무례한 질문이긴 하네요. orz
by 카스미 | 2005/06/29 23:27 | 잡담/Gossip | 트랙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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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rance to noto at 2005/06/30 20:09

제목 : 타인에 대한 추측.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첫만남. 직장인님. A/S/L로 이루어진 세상 카스미님. 온라인의 특징중 하나가 익명성일꺼다. 과거 홈페이지를 운영할 때와 지금, 타인의 글을 보며, 그 타인에 대한 추측을 하고 있는가? 저 사람은 남자일까 여자일까, 나이는 어느정도 일까, 뭘하는 사람일까 같은거 말이다. 본명을 비롯해 많은걸 드러내 놓은 분들도 있는 반면, 개인정보를 드러내길 꺼려하시는 분들도 있다. 개인적으론 후자에 속한다, 예전에 뭐같은 일을 한번 당한 탓에 말이다. 어느쪽이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얘긴 아니다, 따질 필요도......more

Commented by 엘트 at 2005/06/29 23:40
ICQ라...그러고보니 그런 것도 있었지요...(먼산) 지금도 그 띠링~ 하는 특유의 전자음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쿨럭. A/S/L은 저도 많이 써봤죠. 처음에는 정말 거부감이 들고는 하는데 쓰다보니 어느새 익숙해져 있더군요...(하지만 male이라 했을때 끊는 녀석이 왜이리 많은지...)
Commented by 시악 at 2005/06/29 23:48
S-A-L순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닷 'ㅁ';
Commented by 기무 at 2005/06/30 00:31
채팅에서 그날 처음 봤으면 성별이나 나이 국적은 중요합니다만..
사실 전 그런 정보들이 주는 사전적인 의미를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저번에도 채팅할때 얘기했었습니다만 틀같아서 싫더라구요..;
Commented by Eich at 2005/06/30 00:32
저도 WinMX에서 채팅하다가 asl이 뭔지 처음알았습니다 -_-;
알고보니 상대방 신상정보더군요 -_-;
확실히 국제적인(?) 인스턴트 채팅은 기계적인 대화가 너무 많은듯 싶네요.
Commented by Sinano at 2005/06/30 00:41
저도 요즘은 MSN을 쓰긴 하지만, 가끔 예전의 ICQ가 그리워지곤 하죠. 62292021번이었던가... -_-;
Commented by utena at 2005/06/30 11:01
전 당나구로 채팅한 사례가 더 많은 듯한 (...)
Commented by Siri♡ at 2005/06/30 12:33
에에=ㅁ= 저는, 하이텔 나우누리 채팅이요 우훗
중학교1학년때는 두근두근이었는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key_ at 2005/06/30 14:13
ICQ라... 저도.. 울온하면서 꽤나 애용했던 놈이었죠..

하지만..그때나.. 지금이나.. 전 asl질문은 받아본 적이없어서..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흠. 하지만... 사람과 이야기를 한다는 것..
확실히 이름조차 모르지만... 그 사람을 즐겁게 대화하고, 그 사람을 더욱 잘 아는 것..(신상 정보외의 사항말이죠.. 가령..성품이라던가.. 좋아하는 것이라던가..) 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지조자 at 2005/06/30 16:47
으음... 그렇군요...
저는 그런식으로 채팅한 적이 거의 없어서요...;;
Commented by 하늘빛마야 at 2005/06/30 19:12
저런 경우도 있군요;
저 역시 저런 식으로 채팅한 일은 없었기에...;;

...뭐랄까, 좀 삭막하네요.
Commented by 상아리 at 2005/06/30 20:22
하아... 저도 채팅의 시작을 천리안으로 시작해서 말이죠.
파란바탕화면에 하얀색글자로 독수리채팅을 하던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A/S/L 이라고 줄여묻는것은 좀 충격이군요.
Commented by Wishmaster at 2005/06/30 23:42
삭막해요. 무슨 커맨드 넣는 것도 아니고.
Commented by 카스미 at 2005/07/01 18:24
엘트 / 저는 물어본 적은 거의 없고 대답한 적은 많네요. 대부분 상대편에서 먼저 물어봤거든요;
male 이라고 했을 때 끊는 사람을 보면 참 궁금해요. 여자면 대체 어쩌려고…

시악 / Sex가 중요하긴 하죠... 아, 성별 말예요;;
음.. 근데 국적도 중요하긴 합니다. 상대가 나보다 영어를 못한다거나.. (먼산)

기무 / 그렇죠. 세상이 A/S/L 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국적은 나름대로 중요하죠. 아마 ASL이 아니어도 국적은 대화 시작하면서 물어볼 거에요.

Eich / 그래서 좋은 대화상대 찾기가 어렵지요. 이야기라고 해 봐야 각자 자기 나라 이야기하고 듣는 정도이니.
저는 제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것에 좌절했습니다; orz

Sinano / ICQ는 사람찾기 기능이 있으니까요. 언제든지 대화상대를 찾아서 대화할 수 있었는데 MSN이나 Nate 등에는 그런 기능이 없죠.. 그나저나 ICQ 번호를 아직 외우시다니. 멋지십니다;

utena / 당나귀로도 채팅을 하십니까...!;
저는 전에 Napster 쓸 때는 채팅을 좀 했는데, 당나귀에서는 별로 필요성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Commented by 카스미 at 2005/07/01 18:25
Siri / VT에서 하는 채팅도 재미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끼리이니 대뜸 "몇살이세요?" 라든가, "여자세요?" 하는 경우는 없었지요. (웃음)

key / 그렇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요-
생전 처음보는 그것도 다른나라 사람과 어떤 주제로 대화하면 좋은건지.. 참 어렵죠;
사람을 알아가는 건, 많이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직접 느껴보고 하는게 좋죠. 구식이긴 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있잖아요. (웃음)

지조자 / 아아, 그렇군요. 하긴 저도 ICQ를 그만두고 나서는 그다지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없더라구요;

하늘빛마야 / 인간관계가 건조하달까.. 그런 기분이었어요. 나는 그저 icq에 있는 수많은 대화상대 중 한 명일 뿐이구나, 정도랄까요;

상아리 / 천리안! 나우누리와 하이텔은 ID를 빌려서 써 본 기억이 있는데, 천리안은 종량제여서 써 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나마 anc가 나우였다는 게 다행이죠;;
저도 처음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대체 이걸 왜 묻는데? 라는 기분이었죠;

Wishmaster / 멋진 비유이십니다.
그렇군요, 커맨드였군요... 하아;
Commented by DIVE at 2005/07/01 21:54
한번 반말한 사람은
영원히 반말하는겁니다. (틀려)
Commented by 카스미 at 2005/07/11 21:46
DIVE / 그래서 처음부터 길을 잘 들여놓아야...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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